서울 잠수교에서 실종된 김성훈 군을 찾습니다

사회뉴스|2021. 3. 19. 22:25

 

따스한 햇볕이 내리쬡니다.

한강물이 햇볕에 반사되어 반짝입니다.

 

기온이 15도까지 오른 낮은 완연한 봄입니다.

한강 위로 자동차와 버스가 오갑니다.

 

도로 양옆으로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 하는 시민이 간간이 보입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잠수교 지하차도의 평일 오전 풍경입니다.

잠수교 지하차도 북단 용산쪽으로 걷는 길 다리 난간에 무언가 눈에 뜨비니다.

성인 걸음으로 여덟 발자국 간격으로 붙은 노란 포스트잇입니다.

 

스카치테이프로 위아래를 단단히 고정했습니다.

한쪽이 떨어져 강바람에 위태롭게 나부끼는 것도 있습니다.

 

세어보니 총 40여장입니다.

주의깊게 들여다보는 행인은 적습니다.

 

 

 

까만색 펜으로 한글자 한글자 꾹꾹 눌러쓴 사람은 신숙희(53)씨와 딸입니다.

막내 김성호(25)씨를 찾고있습니다. 김씨는 열흘 넘게 사라진 상태입니다.

딸 둘에 아들 하나. 집안의 막둥이 김씨는 한 달여 전 독립하겠다며 부모 품을 떠났습니다.

고향인 전남 해남에서 다니던 직장도 그만뒀습니다.

 

타지에서 아는 사람 없이 힘들지는 않을까 걱정된 어머니.

서울서 무슨 일 하냐고 물으면 아들은 ‘공장에 다닌다’고만 답했습니다.

 

모자가 나눈 대화는 지난 2일이 마지막입니다.

 

“애기야. 엄마가 우리 아들 많이 보고 싶으니까 한번 내려온나”, “엄마, 내가 내려갈게”

그 후로 김성훈씨는 연락이 없고 전화도 받지 않았습니다.

가족은 ‘또 전화 무음으로 해놓고 안 받는구나’ 생각했습니다.

 

서초경찰서에 사건이 접수된 것은 지난 12일입니다.

지나가던 시민이 다리 갓길에 며칠 동안 차량이 방치돼 있다며 반포지구대에 신고했습니다.

 

 


신고 들어온 차량은 김씨가 애지중지하던 첫 차였습니다.

차안에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흔적이 있었습니다.

 

핸드폰 2개와 지갑, 신분증은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블랙박스를 확인한 결과 차가 정차된 것은 지난 7일 오후 3시쯤이었습니다.

차량의 블랙박스는 갓길에 세워진 이후로는 끊어진 상태입니다.

차량이 정차된 자리는 CCTV 사각지대입니다.

 

경찰에 따르면 근처에 CCTV가 있지만 사건 현장이 교각에 가려 잡히지 않습니다.

김씨가 차를 세운 뒤 어디로 갔는지는 오리무중입니다.

애가 탄 신씨는 딸 부부와 지난 16일 해남에서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잠수교 쪽에 숙소를 잡았습니다.

 

첫날은 무작정 길거리에서 사람을 붙잡고 휴대폰에 저장된 아들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 반응에 눈물이 났습니다.

 

 


인근 주택가, 숙소를 뒤졌습니다.

만에 하나의 심정으로 근처 대형병원까지 확인했습니다.

“애기가 다리에 다시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 다음날인 17일 신씨는 딸과 잠수교를 따라 걸으며 포스트잇을 난간에 붙였습니다.

가족은 김씨가 사기를 당하지 않았을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차량은 문이 열린 채 방치돼있었습니다.

 

가족은 극단적 선택이 미수에 그친 김씨가 어디론가 몸을 숨겼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경찰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18일에는 잠수부를 투입했지만 김씨를 찾지 못했습니다.

 

 


“3월7일 오후 3시30분부터. 잠수교 부근 그랜져 4G 하얀색 차량. 운전자는 안경끼고 키는 175cm, 25세. 이름은 김성훈. 옷은 노스페이스 남색 잠바. 행적을 알 수 없음. 실종신고 상태입니다. 보시는 분은 연락 부탁드립니다. 아들 엄마 폰입니다. 도와주세요”

 

아래는 가족이 적은 글입니다.

 

김성훈씨 목격자를 찾습니다 글 보러가기

 

살다보면 분명히 좋은일도 생깁니다.

젊을 때 한두번의 실수와 고생은 오히려 약이 됩니다.

 

제발...제발 무사히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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